Chapter 13

Wi-Fi와 근거리 무선

카페에서 노트북을 켜면 이름 모를 Wi-Fi가 수십 개 뜬다. 공유기 상자에는 “최대 5.7 Gbps”라고 적혀 있는데 속도 측정을 해 보면 그 절반도 안 나온다. 거실에서는 빠르던 인터넷이 방문 하나만 닫으면 느려진다. 한편 이어폰은 블루투스로, 지하철 개찰구는 교통카드로, 스마트 태그는 UWB로 각자 다른 전파를 쓴다. 이 장에서는 11장의 전파와 12장의 변조가 우리 집 공유기와 주머니 속 기기에서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지 따라간다.

공유기 상자 안의 네 가지 장비

집에 있는 “공유기”는 사실 한 장비가 아니라 서로 다른 일을 하는 네 장비를 한 상자에 넣은 것이다. 각자의 일을 구분해 두면 문제가 생겼을 때 어디를 의심해야 할지 알 수 있다.

광 단자ONT/모뎀 WAN 공유기 한 상자 (가정용 “무선 라우터”) 라우터NAT · DHCP방화벽 스위치MAC 학습LAN 1~4 AP무선 ↔ 이더넷2.4/5/6 GHz 데스크톱 (유선) 휴대폰 노트북 TV · 스피커 SSID “Home_5G” 비컨 약 0.1초마다
그림 13-1. 공유기 한 상자 안의 역할 분담. 휴대폰 → AP(무선) → 스위치 → 라우터(NAT) → 모뎀/ONT → 통신사. 메시 Wi-Fi의 “노드”나 회사 천장의 AP는 이 중 AP 역할만 따로 떼어 낸 장비다.

휴대폰이 Wi-Fi에 붙기까지

AP는 약 0.1초(102.4 ms)마다 “나 여기 있어요”라는 비컨(beacon) 프레임을 방송한다. 비컨에는 네트워크 이름인 SSID(Service Set Identifier), 지원 속도, 보안 방식, 채널 정보가 들어 있다. 휴대폰의 Wi-Fi 목록은 주변 채널을 돌며 들은 비컨(또는 직접 “누구 있어요?”라고 묻는 프로브 요청에 대한 응답)을 모은 것이다. 이름을 고른 뒤에는 다음 순서로 연결된다.

스캔채널을 돌며 비컨을 듣거나 프로브 요청을 보내 AP 목록을 만든다.
인증예전엔 형식적인 “개방형 인증”, WPA3에서는 비밀번호를 직접 보내지 않고 증명하는 SAE 교환.
연결연결 요청(association)으로 지원 기능을 맞추고 AP가 기기 번호(AID)를 준다.
4-way 핸드셰이크난수 2개를 주고받아 이번 연결에만 쓸 암호 키를 양쪽이 각자 계산한다.
DHCP라우터에게 IP 주소·게이트웨이·DNS를 받는다(7장). 이제 인터넷이 된다.

4-way 핸드셰이크(4-way handshake)의 요점은 비밀번호가 전파로 나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AP와 휴대폰은 같은 비밀번호에서 만든 마스터 키를 이미 갖고 있고, 서로 보낸 난수(ANonce, SNonce)를 섞어 이번 세션 키를 계산한다. 메시지 끝에 붙은 검증 코드(MIC)로 “나도 같은 키를 가졌다”만 증명한다. 엿듣는 사람은 난수만 보게 된다. 다만 WPA2에서는 이 교환을 녹음해 두고 비밀번호를 집에서 무한히 대입해 볼 수 있었기 때문에, WPA3은 SAE로 이를 막았다(22장).

아파트 단지의 경비실

AP는 단지 입구의 경비실이다. 경비실은 0.1초마다 “여기는 ○○아파트입니다”라는 안내 방송(비컨)을 한다. 방문자(휴대폰)는 방송을 듣고 들어갈 단지를 고르고, 출입 확인(인증·4-way)을 거쳐 출입증(암호 키)을 받고, 관리사무소(라우터의 DHCP)에서 동·호수(IP 주소)를 배정받는다. 그 뒤의 택배 상자는 경비실을 거쳐 우편실(스위치)과 물류 허브(라우터)로 나간다.

802.11의 세대: b에서 Wi-Fi 7까지

Wi-Fi의 공식 이름은 IEEE 802.11 표준이다. 1999년 11 Mbps에서 시작해 25년 만에 수천 배 빨라졌다. 속도를 올린 방법은 12장에서 본 세 가지 손잡이를 돌린 것뿐이다. 채널 폭(도로 폭)을 넓히고, 변조를 촘촘하게(한 심볼에 더 많은 비트) 하고, 공간 스트림(MIMO로 같은 주파수에 여러 줄)을 늘렸다. 2018년부터 Wi-Fi Alliance는 외우기 어려운 이름 대신 Wi-Fi 4·5·6·7이라는 세대 번호를 붙였다.

이름표준등장대역최대 채널 폭최대 변조최대 스트림이론 최대흔한 2×2 기기
—802.11b19992.4 GHz22 MHzCCK(DSSS)111 Mbps11 Mbps
—802.11a19995 GHz20 MHz64-QAM (OFDM)154 Mbps54 Mbps
—802.11g20032.4 GHz20 MHz64-QAM (OFDM)154 Mbps54 Mbps
Wi-Fi 4802.11n20092.4 / 5 GHz40 MHz64-QAM4600 Mbps300 Mbps
Wi-Fi 5802.11ac20135 GHz160 MHz256-QAM86.9 Gbps867 Mbps (80 MHz)
Wi-Fi 6802.11ax2019~2.4 / 5 GHz160 MHz1024-QAM89.6 Gbps1.2~2.4 Gbps
Wi-Fi 6E802.11ax2020~+ 6 GHz160 MHz1024-QAM89.6 Gbps2.4 Gbps
Wi-Fi 7802.11be2024~2.4 / 5 / 6 GHz320 MHz4096-QAM16약 46 Gbps5.8 Gbps (320 MHz)

“이론 최대”는 표준이 허용하는 최대 스트림을 다 쓴 값이라 실제 제품과는 거리가 멀다. 휴대폰은 안테나 공간과 배터리 때문에 보통 2×2(스트림 2개)이므로 오른쪽 끝 열이 현실적인 상한이다. 예를 들어 Wi-Fi 6 160 MHz 2×2 링크 속도 2,402 Mbps는 이렇게 나온다: 데이터 부반송파 1,960개 × 10비트(1024-QAM) × 부호율 5/6 × 2스트림 ÷ 심볼 13.6 µs. 12장의 OFDM 식 그대로다.

6 GHz가 왜 반가운가

2.4 GHz와 5 GHz는 이미 너무 붐빈다. 한국은 2020년 5,925~7,125 MHz의 1.2 GHz 폭을 비면허 Wi-Fi용으로 세계에서 가장 먼저 개방한 나라 중 하나다. 이 대역에는 옛날 기기가 아예 없어서 구형 기기를 배려하는 느린 프레임이 없고, 320 MHz 채널도 여기서만 가능하다. 대신 주파수가 높아 벽을 더 못 뚫는다(아래 거리 시뮬레이터).

채널과 간섭: 1·6·11번만 쓰라는 이유

Wi-Fi 대역은 여러 채널로 나뉜다. 2.4 GHz에서는 채널 번호가 5 MHz 간격(1번 = 2,412 MHz, 2번 = 2,417 MHz …, 한국은 13번까지)인데, 정작 Wi-Fi 신호 하나는 폭이 약 20 MHz다. 그래서 인접한 채널끼리는 스펙트럼이 겹치고, 서로 완전히 겹치지 않는 채널은 1·6·11번(또는 1·5·9·13) 세 개 남짓뿐이다.

직관과 반대되는 사실이 하나 있다. 이웃이 1번과 6번을 쓰고 있을 때 “사이의 3번은 비어 있겠지”라며 3번을 고르면 오히려 더 나쁘다. 같은 채널(1번)의 이웃끼리는 서로의 프레임 머리를 해독할 수 있어 차례를 지키며 나눠 쓴다(아래 CSMA/CA). 반면 반쯤 겹치는 채널의 신호는 해독되지 않는 “잡음”으로 들어와, 내 프레임이 날아가는 도중에 끼어들어 깨뜨린다. 시간을 나눠 쓰는 손해보다 받는 쪽 SNR이 무너지는 손해가 더 크다.

SIMULATOR

아파트 2.4 GHz 채널 고르기

채널 폭
이웃들의 사용량
 
같은 채널 이웃 (시간 나눠 씀)—
일부 겹치는 이웃 (잡음이 됨)—
간섭 손실—
예상 처리율—
혹 하나가 AP 하나의 스펙트럼이다(높이 = 우리 집에서 들리는 세기). 내 AP는 파랑, 같은 채널 이웃은 주황, 일부만 겹쳐 잡음이 되는 이웃은 빨강으로 칠해진다. 해볼 것: ① 3번과 1번을 비교해 보자. ② 40 MHz로 넓히면 이론 속도는 두 배지만 겹치는 이웃도 늘어난다. 2.4 GHz에서 40 MHz를 잘 쓰지 않는 이유다. 단순화: 내 기기의 신호는 −50 dBm으로 고정, 같은 채널 이웃은 그 사용률만큼 내 공중 시간을 빼앗고, 겹치는 이웃은 내 프레임과 겹치는 순간 프레임을 깨뜨린다(공유기는 빠른 속도로 보내다 깨지는 쪽과 간섭을 견디는 느린 속도 중 나은 쪽을 고른다)고 보았다.

5 GHz와 6 GHz는 사정이 훨씬 낫다. 채널이 처음부터 20 MHz 간격으로 겹치지 않게 놓여 있고, 5 GHz에 20 MHz 채널이 20개 남짓, 6 GHz에는 59개가 있다. 이웃한 20 MHz 채널을 붙여 쓰는 것을 채널 본딩(channel bonding)이라 하는데, 40 → 80 → 160 → 320 MHz로 넓힐수록 속도는 비례해 늘지만 쓸 수 있는 채널 개수는 반씩 줄고 이웃과 겹칠 확률은 커진다.

6 GHz 대역의 일부 (20 MHz 칸 16개 = 320 MHz) 20 MHz40 MHz80 MHz160 MHz320 MHz 287M 574 Mbps 1.2 Gbps 2.4 Gbps (Wi-Fi 6)2.4 Gbps (Wi-Fi 6) 320 MHz 하나 · 2×2 Wi-Fi 7 약 5.8 Gbps 칸 안 숫자: 2×2 단말의 최대 링크 속도(Wi-Fi 6 기준, 1024-QAM 5/6). 20 MHz 칸은 16개, 40 MHz는 8개, 80 MHz는 4개.
그림 13-2. 채널 본딩. 폭을 두 배로 하면 부반송파가 두 배가 되어 속도도 약 두 배가 된다. 하지만 같은 대역에서 동시에 쓸 수 있는 채널 수는 반으로 줄어, 옆집과 같은 칸을 쓸 확률이 커진다. 또 잡음 바닥이 3 dB 올라가므로 먼 거리에서는 이득이 줄어든다.
예측해 보기

이웃 AP들이 1번과 6번 채널을 많이 쓰고 있다. 내 AP를 어디에 두는 편이 나을까?

채널 고르기 시뮬레이터에서 3번과 1번의 예상 처리율을 비교해 보자.

같은 채널의 이웃은 프레임 머리(프리앰블)를 해독해 서로 기다려 주므로 “시간을 나눠 쓰는” 손해만 생긴다. 반쯤 겹친 채널의 신호는 해독되지 않는 잡음이라 기다려 주지도 않고 SINR을 무너뜨린다. 그래서 2.4 GHz에서는 1·6·11번 중 하나에 맞추는 것이 원칙이다.

CSMA/CA: 먼저 듣고, 기다렸다가, 말하기

한 채널의 공기는 한 번에 한 명만 쓸 수 있다. 두 기기가 동시에 보내면 신호가 섞여 둘 다 깨진다. 유선 이더넷은 옛날에 “보내면서 충돌을 감지”(CSMA/CD)했지만, 무선 기기는 자기가 내는 강한 신호 때문에 남의 약한 신호를 들을 수 없어 충돌을 감지할 수 없다. 그래서 Wi-Fi는 아예 충돌을 피하는 규칙, CSMA/CA(Carrier Sense Multiple Access with Collision Avoidance)를 쓴다.

  1. 듣기: 보낼 데이터가 생기면 채널이 조용한지 먼저 듣는다(carrier sense).
  2. DIFS 기다리기: 조용해도 바로 보내지 않고 DIFS(5 GHz에서 34 µs)만큼 더 기다린다.
  3. 백오프: 0~CW 사이에서 무작위 수를 뽑아, 채널이 조용한 슬롯(9 µs)마다 하나씩 센다. 누가 말하기 시작하면 세기를 멈췄다가 다시 조용해지면 이어서 센다. 0이 되면 보낸다. 이 무작위 대기가 백오프(backoff)다.
  4. ACK: 받는 쪽은 SIFS(16 µs) 뒤 “잘 받았다”는 ACK를 보낸다. SIFS가 DIFS보다 짧아서 ACK는 남에게 끼어들 틈을 주지 않는다.
  5. 충돌하면: ACK가 오지 않으면 충돌로 보고 CW를 두 배로(15 → 31 → 63 … → 1023) 늘려 다시 백오프한다.
단말 AAP단말 B 다른 전송 중 다른 전송 중 DIFS DIFS 2 1 0 5 4 3 DATA (A → AP) SIFS ACK 채널이 바쁨 → 카운터 3에서 멈춤 DIFS 210 시간 → A가 먼저 0이 되어 보내고, B는 세던 숫자를 얼려 두었다가 이어서 센다(오래 기다린 쪽이 유리).
그림 13-3. CSMA/CA의 시간표. 슬롯 하나는 9 µs, SIFS 16 µs, DIFS 34 µs(5 GHz OFDM 기준). 백오프 숫자가 작은 기기가 이긴다. 두 기기가 같은 숫자를 뽑으면 동시에 0이 되어 충돌한다.
SIMULATOR

단말이 늘면 충돌도 는다: 백오프 카운터 들여다보기

재생 속도
 
충돌 확률 (전송 시도당)—
데이터에 쓴 공중 시간—
합계 처리율 (링크 600 Mbps 가정)—
단말 1대당 몫—
위: 단말마다 남은 백오프 숫자와 현재 CW. 조용한 슬롯마다 모두 1씩 줄고, 0이 된 단말이 보낸다(파랑 = 성공, 빨강 = 둘 이상이 동시에 0 → 충돌, CW가 두 배). 가운데 띠는 실제 시간 비율로 그린 채널 사용 기록, 아래 그래프는 단말 수에 따른 데이터 시간 비율(수천 번 반복한 평균)이다. 가정: 모든 단말이 늘 보낼 데이터가 있음(포화 상태), 데이터 프레임 300 µs, 모두가 서로를 들을 수 있음.

단말이 30대로 늘어도 효율이 0으로 떨어지지는 않는다. 충돌한 단말이 CW를 키워 스스로 물러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체 파이를 30명이 나눠 먹으니 한 대의 몫은 약 1/30이 되고, 충돌로 버리는 시간까지 생긴다. 사람 많은 카페와 공항 Wi-Fi가 느린 진짜 이유다.

숨은 노드 문제와 RTS/CTS

“먼저 듣기”는 모두가 서로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때만 통한다. 거실 양 끝의 노트북 A와 C가 둘 다 AP에는 닿지만 서로는 벽에 가려 못 듣는다면, A가 보내는 중에도 C는 채널이 조용하다고 판단하고 보내 버린다. AP에서는 두 신호가 겹쳐 둘 다 깨진다. 이것이 숨은 노드 문제(hidden node problem)다.

벽 A C AP A와 C 둘 다 AP에 닿지만 서로는 못 듣는다 RTS/CTS로 예약하기 AAPC RTS CTS DATA ACK CTS를 듣고 침묵(NAV) C는 A의 RTS는 못 들었지만 AP의 CTS는 듣는다.
그림 13-4. 숨은 노드와 RTS/CTS. A가 먼저 짧은 “보내도 될까요?”(RTS)를 보내고, AP가 “A가 ○○ µs 동안 쓴다”(CTS)를 모두에게 알린다. C는 그 시간만큼 침묵한다(NAV, 가상 반송파 감지). 충돌이 나도 짧은 RTS끼리만 부딪혀 손해가 작다.

RTS/CTS는 공짜가 아니다. 매 전송마다 짧은 프레임 두 개와 SIFS 두 번이 더 붙는다. 위 시뮬레이터에서 RTS/CTS를 켜 보면 단말이 적을 때는 오히려 효율이 떨어지고, 단말이 많아 충돌이 잦을 때 이득이 생긴다. 그래서 공유기는 보통 긴 프레임에만 RTS/CTS를 쓴다.

예측해 보기

한 AP에 모두 바쁘게 보내는 단말이 1대에서 20대로 늘었다. 채널 전체의 데이터 시간 비율(효율)은 어떻게 될까?

CSMA/CA 시뮬레이터에서 단말 수 슬라이더를 1 → 20으로 옮기며 아래 그래프를 보자.

충돌이 늘지만 CW를 두 배로 늘리는 지수 백오프가 경쟁을 진정시켜 전체 효율은 완만하게만 떨어진다. 문제는 그 파이를 20명이 나눠 갖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Wi-Fi 6는 “한 번에 여러 명에게 동시에” 보내는 OFDMA를 도입했다.

링크 속도 2.4 Gbps인데 왜 1 Gbps도 안 나올까

휴대폰 설정에서 보이는 “링크 속도”는 데이터 비트가 공중을 지나가는 순간의 속도(PHY 속도)다. 하지만 공기를 쓰는 시간 중 데이터가 지나가는 시간은 일부뿐이다. 실제 처리율을 깎는 범인은 세 가지다.

실효 처리율 ≈ PHY 속도 × 데이터 시간 ÷ (데이터 + 오버헤드 + 충돌 + 상향 ACK 시간) × (페이로드 ÷ 헤더 포함 프레임)
예: 2,402 Mbps, 256개 집적(약 1.3 ms 데이터) + 고정 오버헤드 약 0.2 ms + TCP ACK 전송 약 0.2 ms → 약 75% → 헤더 5% 빼면 약 1.7 Gbps. 집적이 없으면 1,500바이트 프레임은 5 µs 만에 지나가고 나머지 0.2 ms는 의식이다.
CALCULATOR

표시 속도에서 실제 속도까지: 손실 폭포

링크(PHY) 속도
프레임 집적 (한 번에 묶는 프레임 수)
데이터가 공중에 있는 시간—
전체 실효 처리율—
기기 1대당 (속도 측정 앱 값)—
표시 속도 대비—
왼쪽 막대에서 시작해 손실을 하나씩 빼 나간다. 해볼 것: ① 집적을 “없음”으로 하면 Wi-Fi 7이든 Wi-Fi 4든 실제 속도가 비슷하게 바닥이다. 속도를 결정하는 건 PHY가 아니라 의식(오버헤드)이기 때문이다. ② 기기 수를 늘리면 충돌 손실이 커지고 한 대의 몫은 급격히 준다. 가정: 프레임 1,538바이트(TCP 페이로드 1,460), 고정 오버헤드 = DIFS 34 + 평균 백오프 + 프리앰블 40 + SIFS 16 + 블록 ACK 32 µs, 한 PPDU 최대 5.484 ms, 상향 TCP ACK는 내려받기 1회마다 짧은 전송 1회, 충돌 확률은 위 CSMA 모델(AP + 기기 수만큼의 경쟁자)에서 계산.
집에서 속도를 올리는 현실적인 순서

① 공유기를 집 가운데, 바닥이 아닌 높은 곳에 둔다. ② 5 GHz나 6 GHz에 붙인다(2.4 GHz는 이웃이 너무 많다). ③ 고정 기기(TV, 데스크톱, 게임기)는 유선으로 빼서 공중 시간을 비워 준다. ④ 그래도 안 되면 메시 또는 AP를 하나 더(가능하면 유선 백홀로). 공유기를 “더 비싼 세대”로 바꾸는 것은 그다음이다. 휴대폰이 그 세대를 지원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

거리와 벽: 속도는 계단처럼 떨어진다

11장의 링크 버짓을 공유기에 적용해 보자. 받는 세기 RSSI(Received Signal Strength Indicator)는 송신 전력에서 경로 손실과 벽 손실을 뺀 값이다. 여기서 잡음 바닥(20 MHz에 약 −94 dBm, 채널 폭이 두 배가 될 때마다 +3 dB)을 빼면 SNR이 나온다. Wi-Fi는 SNR에 맞춰 12장의 MCS(변조 + 부호율 조합)를 고른다. 1024-QAM 5/6은 SNR이 약 37 dB 넘게 필요하고, BPSK 1/2은 5 dB 정도면 된다. MCS는 정해진 몇 단계뿐이라 속도는 매끄럽게 줄지 않고 계단처럼 떨어진다. 그리고 한국 아파트의 철근 콘크리트 벽 하나는 5 GHz 신호를 15~20 dB, 즉 1/30~1/100로 줄인다.

SIMULATOR

거리 → RSSI → MCS → 속도

대역 · 채널 폭
약 6 m마다 있는 벽
RSSI (받는 세기)—
SNR—
MCS—
링크 속도 → 실제 (≈60%)—
위 그림: 공유기(왼쪽)에서 휴대폰까지와 그 사이의 벽. 아래 그래프: 거리별 링크 속도(굵은 선)와 벽이 없을 때(점선). 벽을 하나 지날 때마다 계단이 뚝 떨어진다. 해볼 것: 6 GHz 320 MHz는 가까이에선 압도적이지만 콘크리트 벽 두 개만 지나면 2.4 GHz보다 느려질 수 있다. 가정: 송신 20 dBm, 양쪽 안테나 이득 합 4 dBi, 경로 손실 지수 2.2(1 m 기준 자유 공간 손실에서 시작, 벽 손실은 따로 더함), 잡음 지수 7 dB, 2×2 스트림, 벽 손실은 석고보드 3~5 dB, 콘크리트 12/17/19 dB(2.4/5/6 GHz). 실제 기기는 휴대폰 쪽 송신 전력이 더 약해 상향이 먼저 한계에 닿는다.

메시, 로밍, 그리고 Wi-Fi 6·7의 새 무기

메시 Wi-Fi와 로밍

벽이 많은 집에서는 공유기 하나로 구석까지 덮기 어렵다. 메시 Wi-Fi(mesh Wi-Fi)는 여러 AP(노드)가 같은 SSID를 내보내고, 노드끼리 무선(또는 유선)으로 이어져 하나의 망처럼 동작한다. 주의할 점은 무선 백홀이다. 노드와 노드 사이를 같은 라디오로 중계하면 같은 데이터를 공중에서 두 번 보내야 하므로 홉마다 속도가 대략 절반이 된다. 그래서 고급 메시는 노드 사이 전용 라디오(트라이밴드)를 따로 두고, 가능하면 랜선으로 잇는 유선 백홀을 권한다.

휴대폰이 한 AP에서 다른 AP로 옮겨 가는 것을 로밍(roaming)이라 한다. Wi-Fi에서 로밍의 결정권은 AP가 아니라 단말에 있다. 신호가 약해져도 원래 AP를 끈질기게 붙잡는 “끈적한 단말” 문제를 줄이려고 802.11k(주변 AP 목록 알려 주기), 802.11v(“저쪽 AP로 옮겨 가 주세요” 권고), 802.11r(키 교환을 미리 해 두어 수십 ms 안에 갈아타기) 표준이 생겼다. 휴대폰 망의 핸드오버(14장)는 기지국이 지휘한다는 점이 다르다.

Wi-Fi 6: OFDMA와 TWT

Wi-Fi 5까지는 한 번 전송하면 채널 전체(예: 80 MHz)를 한 단말이 독차지했다. 메신저 알림 몇백 바이트를 보낼 때도 고속도로 전체를 막고 승용차 한 대가 지나가는 셈이다. Wi-Fi 6는 4G LTE에서 가져온 OFDMA(Orthogonal Frequency Division Multiple Access)로 부반송파를 자원 단위(RU, 최소 26개 부반송파 ≈ 2 MHz)로 쪼개 한 번의 전송에 여러 단말에게 나눠 준다. 작은 패킷이 많은 환경에서 대기 시간과 오버헤드가 크게 준다.

TWT(Target Wake Time)는 AP와 단말이 “다음엔 몇 시 몇 ms에 깨어나서 이야기하자”고 약속하는 기능이다. 단말은 그 사이에 무선부를 완전히 꺼 둘 수 있어, 배터리로 도는 IoT 센서의 수명이 크게 늘어난다. 또 이웃 AP의 프레임을 색깔 번호로 구분해 약한 이웃 신호는 무시하고 보내는 BSS 컬러링으로 밀집 지역의 동시 사용을 늘렸다.

Wi-Fi 7: MLO

Wi-Fi 7의 대표 기능은 MLO(Multi-Link Operation)다. 지금까지 단말은 2.4·5·6 GHz 중 하나의 대역에만 붙었다. MLO는 한 연결이 여러 대역의 링크를 동시에 쓰게 한다. 두 링크로 데이터를 나눠 실으면 속도가 더해지고, 한쪽 채널이 바쁘면 먼저 비는 쪽으로 보내 지연과 그 흔들림(지터)이 줄어든다. 여기에 320 MHz 채널, 4096-QAM(1024-QAM보다 비트 20% 증가), 채널 일부가 이웃에게 막혀 있으면 그 20 MHz만 빼고 쓰는 프리앰블 펑처링이 더해졌다.

Wi-Fi 5 (OFDM) Wi-Fi 6 (OFDMA) 시간 → (세로 = 주파수) A 대기 B 대기 C A B C 한 번에 셋 다. 대기가 사라진다. Wi-Fi 7 MLO AP 단말 5 GHz 링크 6 GHz 링크 한 연결이 두 대역을 동시에
그림 13-5. 왼쪽: Wi-Fi 5는 작은 데이터도 채널 전체를 차례로 독차지한다. 가운데: Wi-Fi 6의 OFDMA는 주파수를 쪼개 여러 단말에 한꺼번에 준다(같은 아이디어를 14장의 LTE·5G가 쓴다). 오른쪽: Wi-Fi 7의 MLO는 여러 대역을 하나의 연결로 묶는다.

블루투스, NFC, UWB, 그리고 사물 인터넷의 전파들

Wi-Fi는 빠르지만 전기를 많이 먹는다. 이어폰, 시계, 도어락 센서, 교통카드처럼 작고 배터리가 귀한 기기에는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 무선 기술 선택은 결국 거리 · 속도 · 전력 세 가지 중 무엇을 희생할지의 문제다(2장의 섀넌 한계와 11장의 링크 버짓이 그 이유다: 멀리, 적은 전력으로 보내려면 속도를 낮춰야 한다).

기술주파수거리속도전력대표 쓰임
Wi-Fi 6/72.4/5/6 GHz~30 m(실내)수백 Mbps~수 Gbps높음 (전원·매일 충전)인터넷 접속
블루투스 클래식2.4 GHz, 79 ch~10 m1~3 Mbps중간이어폰, 차량 오디오
BLE2.4 GHz, 40 ch~10~50 m125 kbps~2 Mbps매우 낮음 (코인 전지 수년)시계, 센서, 비콘
NFC13.56 MHz~4 cm106~424 kbps카드는 0 (전력을 받음)교통카드, 결제, 출입
UWB6.5 / 8 GHz~수십 m~수 Mbps중간cm 정밀 위치, 디지털 키
Zigbee / Thread2.4 GHz (802.15.4)10~100 m + 메시250 kbps매우 낮음스마트홈 센서, 조명
LoRaWAN920 MHz (비면허)2~15 km0.3~수십 kbps매우 낮음 (5~10년)원격 검침, 농업 센서
NB-IoTLTE 면허 대역수~10 km, 실내 깊숙이수십~수백 kbps낮음 (수년)계량기, 추적기
목소리 크기와 말 빠르기

시끄러운 운동장 건너편 친구에게 말을 전하려면 크게(전력) 또는 천천히 또박또박(낮은 속도) 말해야 한다. 귓속말(NFC)은 아주 작게 말해도 되지만 붙어 있어야 한다. LoRa는 운동장 끝까지 들리게 한 글자씩 아주 천천히 외치는 방식이고, Wi-Fi는 가까운 거리에서 빠르게 많은 말을 쏟아 내는 방식이다.

SIMULATOR

무선 기술 고르기: 거리·속도·배터리 조건 → 추천

통신 거리
필요한 속도
전원
1순위—
2순위—
이유—
막대는 요구 조건과의 적합도(100 = 모든 조건 충족)다. 해볼 것: 무선 이어폰(한 방·오디오·며칠마다 충전), 수도 검침기(동네·센서 값·전지로 수년·요금 없이), 차 디지털 키(한 방·센서 값·위치 cm), 교통카드(갖다 대기)를 차례로 맞춰 보자. 단순화: 각 기술의 대표 범위만 보고 점수를 매긴 것으로, 실제 선택에는 비용, 생태계, 보안이 함께 고려된다.

핵심 정리

  1. 공유기는 모뎀/ONT · 라우터(NAT·DHCP) · 스위치 · AP를 한 상자에 넣은 것이다. AP는 비컨으로 SSID를 알리고, 단말은 스캔 → 인증 → 연결 → 4-way 핸드셰이크(비밀번호는 전파로 나가지 않음) → DHCP 순서로 붙는다.
  2. Wi-Fi는 채널 폭 · 변조 차수 · 공간 스트림을 키워 11 Mbps(802.11b)에서 2×2 기준 약 5.8 Gbps(Wi-Fi 7, 320 MHz·4096-QAM)까지 빨라졌다.
  3. 2.4 GHz에서 겹치지 않는 채널은 1·6·11뿐이다. 반쯤 겹치는 채널은 해독 불가능한 잡음이 되므로 같은 채널을 나눠 쓰는 것보다 나쁘다. 5·6 GHz는 채널이 많지만 본딩할수록 채널 수가 준다.
  4. CSMA/CA: 듣고, DIFS와 무작위 백오프만큼 기다린 뒤 보내고, ACK로 확인한다. 충돌하면 CW를 두 배로. 숨은 노드는 RTS/CTS로 예약해 해결한다.
  5. 실제 처리율이 표시 속도의 절반 남짓인 이유는 오버헤드(프리앰블·대기·ACK), 반이중, 공유 매체다. 프레임 집적이 오버헤드를 숨기는 핵심이다.
  6. 거리와 벽은 RSSI → SNR → MCS를 거쳐 속도를 계단식으로 떨어뜨린다. 높은 대역일수록 벽에 약하다.
  7. Wi-Fi 6는 OFDMA·TWT로 많은 단말과 저전력을, Wi-Fi 7은 MLO와 320 MHz로 속도와 지연을 개선했다. 메시는 무선 백홀이 속도를 깎는다.
  8. 근거리 무선은 거리·속도·전력의 교환이다: 블루투스(도약), BLE(저전력), NFC(수 cm), UWB(cm 위치), Zigbee/Thread/Matter(스마트홈 메시), LoRa/NB-IoT(수 km·수년).

확인 퀴즈

휴대폰이 집 Wi-Fi에 연결되었는데 인터넷만 안 된다. 상태 화면에 IP 주소가 169.254.x.x로 나온다. 실패한 단계는?

무선 연결과 암호화(4-way)까지는 성공했지만, 라우터의 DHCP에게서 주소를 받지 못해 기기가 스스로 임시 주소(169.254.x.x)를 붙인 상태다(7장).

WPA2/WPA3의 4-way 핸드셰이크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

ANonce와 SNonce, 그리고 비밀번호에서 만든 마스터 키로 세션 키(PTK)를 각자 계산하고 MIC로 같은 키를 가졌음만 증명한다.

무선 Wi-Fi가 유선 이더넷의 옛 방식처럼 “보내면서 충돌을 감지”(CSMA/CD)하지 않는 이유는?

송신 신호가 수신 신호보다 수십 dB 강해 보내는 동안에는 충돌을 들을 수 없다. 그래서 미리 피하고(백오프), ACK가 없으면 충돌로 간주한다.

RTS/CTS가 해결하려는 문제는?

AP가 보내는 CTS는 숨은 단말에게도 들리므로, 그 시간 동안 침묵(NAV)하게 만든다.

공유기에서 멀어지자 속도가 매끄럽게 줄지 않고 몇 단계로 뚝뚝 떨어졌다.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MCS는 BPSK 1/2부터 4096-QAM 5/6까지 정해진 단계라, SNR이 문턱을 넘나들 때마다 속도가 계단처럼 바뀐다. 벽을 지날 때는 SNR이 한 번에 크게 떨어진다.

지하철 교통카드에 쓰이는 기술과 그 특징으로 옳은 것은?

교통카드에는 전지가 없다. 단말기 코일의 자기장에서 전력을 얻고, 짧은 거리라는 한계가 오히려 보안과 “갖다 대기” 사용성을 준다.